외환 사회 무역

마지막 업데이트: 2022년 3월 28일 | 0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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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사회 무역

2007년은 한국경제가 외환위기를 경험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10년이 갖는 특별한 의미로 인해 외환위기가 남긴 상처와 교훈에 대해 논의가 분분하다. 갑작스런 외환위기로 한국경제는 예상하지 못한 경기침체를 경험하였다. 과거 7%를 넘던 경제성장률이 위기가 시작된 지 1년 만에 -6.8%로 떨어지고 2.5%를 밑돌던 실업률도 1999년에는 8.6%까지 급증하여 45만 명 수준이었던 실업자가 한때 170만 명을 넘어섰다. 1999년부터 실물경제는 급속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또 다시 대우사태, 가계부채 대란 등 금융시장 교란이 반복된 바 있다. 그 이후 부침을 반복했던 한국경제는 2003년 이후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4%대에 머물고 있는 등 위기의 후유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외환위기의 영향은 비단 경제부문에 국한되지 않았다. 외환위기가 가져온 경제적 손실에 못지않게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 하락, 공동체에 대한 정체성과 가치규범의 상실 등 ‘한국사회의 질(social quality)’이 비관적이리만큼 뒷걸음쳤다고 한다. 위기로 인해 확산된 심리적 불안은 사람들의 행동양식도 변화시켰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불확실성에 대한 회피 행동’과 ‘확실성 조기 확보 행동’이 강화되어 교사나 공무원 등 안정적 직업에 대한 선호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렇듯 한국경제와 한국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외환위기 발생 10주년을 맞아 본 연구는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하여 보았다. 외환위기가 왜 발생하였고 그로 인해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를 단순히 정리하는 차원을 넘어 현 경제상황에 대한 시사점과 교훈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였다. 외환위기로 인해 한국경제가 크게 변화하였기에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상황과는 질적으로 다른 현안들이 제기되고 있어 위기의 발생원인과 전개과정만을 논의하는 것이 이미 부적절한 관심사가 되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1997년 말에는 외환보유고 고갈이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지금은 과도한 외환보유고의 운용방안이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지난 10년간 외환위기로 인한 한국경제의 변화과정을 돌아보되 과거 분석보다는 미래 지향적 시각을 가지고 위기의 전개과정을 정리하고 그로 인해 우리 경제가 당면하게 된 새로운 과제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모두 12개의 세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에서는 통화 · 환율정책, 재정정책, 조세정책, 부동산정책, 금융시장, 기업부문 등 거시정책의 변화와 영향을 분석하였다. 은 개별 산업과 시장의 구조변화를 중심으로 외환위기 이후 무역구조 및 대외개방정책의 변화과정과 노동시장의 변화, 소득분배 및 양극화 논쟁을 정리하고, 특히 한국경제의 성장률 저하현상의 원인과 향후 잠재성장률 추이,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등 최근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는 부문을 심층적으로 논의하였다.

7. 외환위기와 무역구조 변화 - 김종섭·박태호(서울대학교 교수)

김종섭, 박태호 교수의 논문은 대외부문이 외환위기의 원인을 제공하였는지 분석하고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문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변화가 있었다면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의 외환 사회 무역 변화였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대외부문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한국의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큰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로 바뀌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외환위기의 재발 가능성은 매우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상수지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상수지흑자로 인한 급속한 환율절상을 조정하기 위해 잉여 외화를 다른 방법으로 유출시켜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외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반해 외환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교역조건 악화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1990년대 초기부터 계속된 교역조건의 악화 추세는 IT 부문의 기술발전으로 인한 IT제품의 가격하락에서 비롯되었으며 한국의 수출과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고 볼 수 없다. 2000년대 들어서도 교역조건의 악화는 계속되고 있지만 그 원인은 주로 에너지 광물자원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IT제품 가격하락으로 인한 교역조건의 악화보다 경제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조건의 추세적인 악화보다 교역조건의 변동성이 경제에는 더 큰 단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OECD 회원국 중 한국의 교역조건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한국의 수출이 반도체 등 몇 개 품목에 편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출품목의 편중은 수출액 또는 수출증가의 변동성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교역조건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도 한국의 수출품목 편중도는 계속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수출의 변동성과 교역조건의 변동성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또 하나의 큰 변화는 중국에 대한 교역비중 확대이다. 중국이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직전 약 9%에서 2005년에는 21.8%로 상승하였다. 이는 중국이 경기침체 또는 경제위기에 빠졌을 경우 한국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제규모와 중국과의 무역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위험을 분산시키기에는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한 교역비중 확대가 가장 좋은 대안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한국의 총수출 증가에 매년 1.7% 기여하였으나 제3국에서 매년 1.5%의 잠식 효과도 가져왔다. 수출잠식 효과보다는 수출증대 효과가 조금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중국의 수출입 확대는 2001년과 2004년 사이에 한국의 교역조건을 1.94%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기도 하였다.

한편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수출구조 변화로 인하여 원엔 환율이 한국의 무역수지에 주는 영향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0년대 중반보다 많이 약화되었다. 이는 전기전자부문과 선박부문 등 한국의 몇 개 주력업종의 대 일본 경합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계와 자동차 등 그동안 일본과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제고로 인하여 수출이 증가하고 무역수지가 개선되던 부문들은 앞으로 원엔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될 것이다.

8.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 왕윤종(SK경영경제연구소)

왕윤종 박사의 논문은 외환위기 이전 김영삼 정부 시대부터 신자유주의적 대외개방이 점진적으로 추진되어 왔으나 대외개방에 대한 외환 사회 무역 안전관리의 미흡이 외환위기 발발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에는 대외부문의 개방이 가속화되었으며 가장 신속하게 이루어졌던 조치는 환율변동을 시장에 맡기는 자유변동환율제도의 도입이었다. 이러한 자유변동환율제도로의 이행은 사실상 자본자유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OECD 가입 당시 광범위하게 유보하였던 자본이동 관련 규제가 외환위기 이후 대폭적으로 완화되었다. 그 결과 외환 및 자본거래에 관한 규제가 대부분 폐지되어 우리나라의 자본자유화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추진된 대외부문 개방정책의 또 다른 특징은 FTA의 추진이다. 외환위기 이후 FTA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도 대외교역의 의존도가 높은 외환 사회 무역 상황에서 교역증대를 통한 지속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경제적 자유도의 제고를 통해 단순한 시장 확대 효과 이상으로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추진하고자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외부문과 관련하여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크게 자본시장의 개방과 상품시장의 교역확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본시장의 개방으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으로 외국 금융시장과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위 뉴욕발 쇼크, 중국발 쇼크 등 외국 증시의 변동이 세계금융시장에 확산될 경우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만큼 우리 금융시장의 체질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외환위기 이후 상품시장의 교역 규모가 크게 팽창하였다. 수출과 수입의 합인 교역규모를 명목GDP로 나눈 대외의존도는 1990~2006년 기간 중 연평균 10.2% 증가하였다. 이는 동 기간 중 명목GDP가 7.9% 증가한 것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이전 대외의존도는 50% 내외를 기록하였으나, 1998년 64.3%로 급등한 이후 2006년에 71.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대외의존도의 상승은 수출주도의 경제성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수부진에 따른 경기침체를 다소나마 완화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즉 IT 버블의 붕괴, 신용카드 대란으로 인한 가계부채의 급증 등의 요인으로 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수출이 경제성장을 지탱해 주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수출에 의존적인 구조는 내수부문과 수출부문 간의 불균형, 양극화라는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대외부문의 경기변동에 민감한 구조를 가져와 경제안정화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 또한 IT 부문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0%에 달하고 있어 세계 IT 경기의 변화에 따라 수출과 국내 생산부문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수출품목을 다원화하고 지역별로 다변화된 수출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는 것이 개방경제시대에 있어 우리 기업의 새로운 숙제이다.

9.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변화와 분석 - 김대일(서울대학교 교수)

김대일 교수의 논문은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변화 및 노동구조조정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나타난 노동시장의 주요 변화로는 첫째, 실업의 항구적 증가 및 비정규직의 증가, 둘째, 임금 및 소득 불평등도의 심화, 셋째, 대기업 중심의 대립적 노사 구도 심화 및 노사관계의 정치화 등으로 집약될 수 있다.

우선 고용규모로 볼 때 1998년 경제위기 당시 급격하게 감소하였던 고용규모는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 왔으나, 2004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중은 59.8%로써, 1996년의 60.7%에 비해 아직도 1%포인트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임금 및 가구소득의 불평등도 확대되었는데 1990년대 중반 이후 확대되기 시작하였던 학력별 임금격차는 경제위기 이후 지속적인 확대양상을 보이고 있다. 학력별 임금격차 확대양상은 중 · 장년층 근로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나고 신규 청년층에게서는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양상은 고기능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경제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양상을 반영하고 있다. 한편 사업체 규모별 임금격차가 확대되는 양상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 노동조합이 대기업부문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임금 불평등도가 확대됨에 따라 전반적인 가구소득 불평등도도 확대되고 있어, 경제위기 직전 0.28~0.29 수준에 있던 가구소득의 지니계수는 2000년대 0.30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경제위기의 극복과정에서 노사정위원회를 중심으로 협력적 노사관계가 형성되기도 하였으나, 2000년대 노사관계는 아직도 대립적 양상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파업으로 인한 근로손실일수는 2000~2002년 평균 근로자 1,000명당 연간 111일로서 여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실업 및 비정규직 증가 등 고용부진, 임금소득 불평등도의 악화, 대립적 노사관계의 지속 등 성과지표로만 보면 노동 구조조정의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구조가 개선되지 못한 배경에는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투자가 억제되는 한편 고용창출력이 훼손된 것도 주요 요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 결과가 나타난 것은 노동정책의 실패 등 대내적 요인이 갖는 중요성도 높다고 판단된다.

우선 기업구조조정을 통해 소수 대기업의 경제력집중이 심화되고 대기업의 독과점 이윤이 증대함에 따라 노사 간의 갈등 가능성이 커지는 등 노사관계가 왜곡되고, 중소 하청업체의 성과가 하락하였다. 또한 높은 인건비와 고용보호에 따라 투자 및 신규채용 수요의 규모가 억제되고 채용인력의 구성이 왜곡되었다. 이와 함께 공교육 성과의 하락에 따라 신규 노동력이 질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학력별 임금격차의 확대, 청소년 실업 증가 등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향후 노동시장 성과개선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적 접근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기 위한 경쟁정책으로는 시장개방,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을 위한 창업지원 및 외환 사회 무역 금융부문의 기업부문 대출 활성화, 하도급 관계에서의 불공정거래에 대한 철저한 규제가 필요하다. 둘째, 노동시장 유연성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해서는 고용조정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왜곡된 노사관계 해소를 위해 시장경쟁을 촉진하며, 중립적 법집행자로서 정부 역할을 재설정하는 한편,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유발된 노사담합구조를 타파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공교육의 성과 제고를 위해서는 입시 및 교과내용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교육 자율성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

10. 외환위기 이후 소득분배의 양극화 추이,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 - 신동균(한양대학교 교수)

신동균 교수의 논문은 외환위기 이후 소득분배의 양극화 현상을 분석하였다. 신동균 교수는 한국노동연구원의 패널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소득분포가 불평등할 뿐만 아니라 양극화가 되어 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양극화 진행 속도 면에서 한국은 OECD 회원국들 중 상대적으로 진전속도가 빠른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도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결국 소득을 중심으로 본 한국 사회는 중산층이 쇠퇴하면서 빠른 속도로 두 개의 사회로 분리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집단 간 갈등, 근로의욕 감소, 범죄 증가 등 다양한 방향에서 사회불안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진행되어 온 양극화는 단순한 경기부양책으로 해소될 성격의 것이 아니며 장기적 및 구조적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할 성격의 것이다. 이러한 양극화 진전은 주로 부동산 소득과 이전소득을 중심으로 하는 비근로소득으로부터 연유되고 있다. 근로소득이 없는 가구들은 상대적으로 극빈층이나 극부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들이 상대적으로 소득분포의 중간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소득이 있는 가구들도 더 이상 근로소득에만 의존하고 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비근로소득을 통하여 빠른 속도로 수입을 다변화시켜 왔으며 추가적인 비근로소득 비중의 증가가 총소득 양극화에 기여하였다. 이러한 발견은 일차적으로 양극화 해소책을 노동시장정책 외에서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물론 근로소득층의 규모 및 소득 증대와 관련된 정책 또한 중산층 육성을 통한 양극화 해소책으로서 매우 유효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11. 성장회계 분석을 통한 외환위기 전후의 성장요인 분석과 잠재성 - 곽노선(서강대학교 교수)

곽노선 교수의 논문은 외환위기 전후 한국경제의 성장요인을 분석하여 성장추세의 변동 여부와 그 요인에 대하여 살펴보고 향후 잠재성장률을 전망하는 것이다.

연구의 주요 결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의 성장추세를 분석한 결과 잠재성장률은 외환위기 이전 기간의 6~7%에서 2000년 이후 4% 중반 성장률로 성장 추세의 하락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둘째, 기존 연구와 추가적인 패널 자료의 분석으로부터 외환위기가 직접적으로 성장률을 둔화시켰다는 실증적 증거는 발견하기 어려우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성장률이 둔화되는 조건부 수렴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셋째, 산업별 성장회계 분석으로부터 나타난 특징들을 요약하면, 전 산업의 경우, 1970~2005년 기간 중 실질GDP 증가율(6.5%)의 약 46%인 3.0% 정도가 자본투입의 증가에 의해 이루어졌고 노동투입의 양적인 측면은 23%, 질적인 측면인 인적자본 축적은 9%, 나머지 22%가 총요소생산성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980년대에는 3.31%, 1990년대에는 외환위기 전까지 1.78%, 2000~ 2005년 기간에는 1.48%로 나타나 증가율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산업의 공통된 현상이다.

산업별 성장회계분석을 이용하여 향후 2005~2015년 사이의 잠재성장률을 전망한 결과 4.5~5.5%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었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인 1980년대의 3%로 회복한다는 매우 낙관적인 전제 아래서는 잠재성장률이 6%를 상회할 수도 외환 사회 무역 있으나 이러한 전망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하여 경제활동참가율 제고를 통한 노동투입 증가를 유도하고 설비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구조적 환경개선이 필요하며 총요소생산성 증대를 위해 특히 서비스산업의 생산성 증대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12. 새로운 위기가 오고 있는가 - 박영철(서울대학교 교수)

외환위기 이후 지난 10여 년 동안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와 제도개혁이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아직도 금융, 기업, 그리고 공적부문에서 여러 가지 취약점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IMF 이후 한국경제 체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경제위기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낙관할 수만은 없다. 더욱이 또 다른 위기로 최근 미국의 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까지 발전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논문은 최근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미국발 비우량주택 담보대출 사태의 원인과 그것이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박영철 교수는 무엇보다 우리 정부가 정책 수립의 우선 목표를 정하고, 목표 달성 과정을 점검하는 등 정책운영을 정비하는 것이 장단기 경제정책이나 전략의 모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으로부터 벗어나는 첩경이 될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외환 사회 무역 관점에서 투기적인 통화 공격이나 급격한 자본 유출의 빌미를 주어 외환위기를 유발할 수 있는 구조적인 취약점을 가려내어 제거하는 등 개혁의 강도를 높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제7장. 외환위기와 무역구조의 변화
Ⅰ. 서론
Ⅱ. 외환위기와 대외부문
Ⅲ. 무역구조와 교역조건
Ⅳ. 중국의 무역확대와 한국의 수출
Ⅴ. 원엔 외환 사회 무역 환율과 한국 무역
Ⅵ. 결론
참고문헌
영문초록

제8장. 한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Ⅰ. 머리말
Ⅱ. 외환위기 이전 대외부문의 개방
Ⅲ. 대외부문의 외환위기 대응 I: 자본자유화의 가속화
Ⅳ. 대외부문의 외환위기 대응 II: FTA의 추진
Ⅴ. 한국경제의 개방화⋅선진화를 위한 과제
참고문헌
영문초록

제9장.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의 변화와 분석
Ⅰ. 서론
Ⅱ. 경제환경 및 제도의 변화
Ⅲ. 노동시장 성과의 변화와 배경
Ⅳ. 경제위기의 교훈과 정책적 시사점
Ⅴ. 맺음말
참고문헌
영문초록

제10장. 외환위기 이후 소득분배의 양극화 추이, 원인 및 정책적 시사점
Ⅰ. 양극화 논의의 중요성
Ⅱ. 양극화 추정방법
Ⅲ. 양극화 추이
Ⅳ. 양극화 원인 분석
Ⅴ. 장기적 추세인가 단기적 변동인가
Ⅵ.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
참고문헌
부록
영문초록

제11장. 성장회계 분석을 통한 외환위기 전후의 성장요인 분석과 잠재성
Ⅰ. 서론
Ⅱ. 경제성장률의 추이와 외환위기
Ⅲ. 성장회계 분석을 통한 외환위기 전후의 성장요인 분석
Ⅳ. 향후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 제안
Ⅴ. 요약 및 결론
참고문헌
영문초록

제12장. 새로운 위기가 오고 있는가
Ⅰ.머리말
Ⅱ.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의 부실화: 새로운 외환 사회 무역 위기
Ⅲ.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의 확산과정: 4개의 시나리오
Ⅳ. 한국의 대응: 경기둔화와 물가안정을 위한 대비
Ⅴ. 한국의 대응: 장기적인 구조개혁
Ⅵ. 맺는 말
참고문헌
영문초록

"한미FTA 시행되면 외환위기 이후보다 양극화 심화"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겪었던 현상들을 통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시행될 경우 나타날 결과들을 예단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미FTA저지 교수학술단체 공대위'는 21일 저녁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한미경제관계와 한미FTA'라는 주제로 제1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외환위기를 기회로 국내에 들어온 투기자본

이날 포럼에 발제자로 참가한 박하순 사회진보연대 운영위원장은 "한미간의 경제관계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가 강화되면서 서로간의 관계가 계속 깊어지는 실정"이라며 "외환위기를 계기로 더욱 강화된 한미경제관계는 미국계 초민족적 자본(TNC)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다 줬다"고 주장했다.

익히 알려진 론스타의 경우 외환위기로 인해 가격이 떨어진 국내 채권 10조원을 매입해 막대한 이윤을 본 적이 있으며, 97년 외환 사회 무역 이후 론스타와 골드먼삭스 등의 해외투기자본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은 1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는 외국계 회사가 국내기업 주식 등을 매입하는데 한계지분율을 두는 등 일정부분 제약이 있었던 것이, 외환위기 이후 이런 제약을 해소하거나 완화하도록 IMF가 지시를 했기 때문에 발생 가능했던 현상들이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은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고 자본의 소유권을 철저하게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한 박 위원장은 "한미FTA로 추가될 자유화의 내용과 정도에 따라 한국과 미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직접투자는 증가. 상품무역은 감소

이어 박 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미국의 국내를 대상으로 한 직접투자와 주식투자가 급격히 증가되기 시작했다"며 반면에 "상품무역의 비중은 줄어드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세계화로의 편입이 심화됐다"며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 진행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미국 정부의 압력이 컸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미국에 의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의 심화는 국민소득 성장률을 둔화시켰든지 아니면 최소한 국민소득 성장률 제고를 이룩하지 못했다"며 "이는 미국계 TNC의 이익을 보장하려는 의도가 한국경제 전반에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미FTA를 찬성하는 측에서 주장하는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 대해서도 박 위원장은 "GDP가 증가한다 하더라도 자본 편향적인 성장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비판했다.

한미FTA 시행되면 사회양극화 현상 더욱 심화

박 위원장은 "노동자 농민의 소득 증가율은 낮은 반면, 자본의 소득 증가율이 매우 높아 전체 GDP가 증가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며 이는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사회양극화, 빈곤 심화, 비정규직 만연, 한계상황으로 몰린 농민 등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가 높아져 한미간 경제관계가 강화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자유화는 한미FTA의 시행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란 게 박 위원장의 주장.

즉 박 위원장의 우려대로라면 한미FTA가 체결되면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가 겪었던, 자본가는 더욱 많은 이윤을 남기는 반면 저소득층은 더욱 급격히 늘어나는 사회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포럼의 사회는 권영근 한미FTA 학술위 공동집행위원장이 맡았으며 지정토론자로는 정하룡 경희대 교수와 박강우 전국사무금용노조연맹 정책기획실장이 함께했다.

尹정부 '위기대응' 현주소…외환·금융위기땐 DJ·MB 어땠나

대한민국 경제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현실화 되고 있는 시그널이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5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민생 현장 나가고,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 주재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8일부터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해오고 있다. 8일 첫 회의에서는 '물가 안정', 14일 2차 회의에서는 '서민 금융', 20일 회의에선 '서민 주거 안정'을 논의했다. 또 일부 부처 장관들은 "현장에서 뛰라"는 대통령 지시에 당일 일정도 취소하고 지방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다만, 이는 취임 2달이 훌쩍 지나서야 내린 결단으로 지금같은 위기 상황에선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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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는 21일 이같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문가들에게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 고(故) 김대중(DJ), 이명박(MB) 대통령의 위기 대처는 물론 윤 대통령의 위기 대응 현주소, 향후 가야할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 4명이 제시한 진단과 제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목련마을 주공1단지 아파트를 방문,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 이날 단지내 중탑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제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했다. (연합뉴스)

◇ 철학과 리더십 부재한 尹정권…늘공도 한 몫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를 대하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아쉬운 점으로 철학과 리더십 부재, 대거 포진해 있는 이른바 ‘늘공(늘 공무원)’ 등을 꼽았다.

우 교수는 "철학과 리더십이 없는 정부다. 철학은 인수위때부터 만들어져야 하지만, 그때부터 구체화되지 않아 준비가 거의 안됐고 집무실 이전에 힘을 다 쏟아버렸다"며 "게다가 경제팀이 늘공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은 본능적으로 책임을 지기보단 위기를 덮어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1997년 외환위기 때부터 수십년간 반복된 실수를 공무원들은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관료는 같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임명될 뿐 아니라 배경도 비슷해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한덕수 총리는 참여정부 시절에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냈으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시절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겸 비상경제상황실장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 들어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역임했다. 성 교수는 "경제 위기상황에서 전문가 집단의 역량 발휘가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 정부는 사실상 동일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경제 관료집단이 형성돼 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대책이 실종된 점도 문제다. 우 교수는 "최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한 서민금융대책을 살펴보면 대책만 쏟아놨지, 재정이 없다. 어떻게 예산을 마련할지에 대한 계획이 부재하다는 것"이라며 "대환대출, 만기연장 등 모두 은행에게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 외엔 없다"고 꼬집었다.

◇DJ, 미국서 국익외교…노동시장 구조조정 갈등 봉합

외환위기 당시 DJ 정부는 1998년 총 12차례에 걸친 경제대책조정회의를 열었다. 구체적으로 3월11일 'IMF 체제 극복을 위한 과제와 물가대책', 3월17일 '원자재 수급 애로 해소 방안', 열흘 뒤엔 '실업 문제 해결 위한 종합대책', 4월14일 '금융기업 구조개혁 방안' 등 사안별 집중 논의가 이뤄졌다.

당시 DJ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에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미국 의회에서 직접 연설을 통해 "나를 봐서 보증을 서달라"며 외채 만기 연장을 이끌었다. 국익 외교를 펼쳤다는 것이다. 또 당시 뼈를 깎는 노동시장 구조조정 과정에서 갈등을 봉합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신관호 교수는 "당시 노동자들이 피해를 많이 본 상황에서 상당히 불만도 많았을텐데 DJ는 큰 갈등이 생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문제를 해결했다"고 회상했다.

◇MB, 2년간 비상회의 82차례…공무원 다그쳐 '액션 플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MB는 위기관리대책회의를 거의 매주 열었다. 2008년 16차례, 2009년 30차례, 2010년에는 무려 36차례 열렸다.

물론 외환위기 보단 외환 사회 무역 쇼크가 덜했고 기간도 짧아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수는 있었다. 그럼에도 MB의 리더십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우 교수는 "MB가 수시로 점퍼 차림으로 현장을 다니며 공무원들에게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을 요구했다"며 "그래야 재원 마련 시점과 방법, 실행 등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물가를 잡기 위해 50여개 품목을 선정해 담당 공무원들까지 지정하며 'MB물가지수'를 만들었다. 다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아 오래가진 않았다"고 말했다.

◇ 위기 극복하려면 '사람·정책·대상' 다 바꿔야

지금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인적 구성 △기업 환경 개선 △취약계층 집중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세돈 교수는 "적어도 지난 30년간 겪은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묵은 칼(한덕수·추경호 등)이 아니라 새 칼(사람)을 써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를 이끈 주인공인 기업들이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부가가치세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며 "정부가 내놓은 법인세 인하안은 효과가 대기업에 집중돼 불공정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우 교수는 "지금같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타깃된 재정정책, 특히 취약계층,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데,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는 재원 마련 방안이 없다"고 했으며, 신관호 교수 역시 "가장 취약 계층에 대해선 지원책을 마련하고, 상대적으로 사정이 좋은 계층은 양보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평가가 필요한 적정 외환보유액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부형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석·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일본 주오대 경제학석·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연초부터 국내 경제의 대외 안정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3개월 연속 축소되면서 외환보유액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우리에게는 여전히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상흔이 남아 있어 외환보유액의 추세적 감소는 체감적으로 더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경제 위기 예측에는 외환보유액, 실질 환율, 신용 증가율, 경제 성장률, 경상수지 같은 지표가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경상수지와 외환보유액이 매우 중요하다. 경상수지가 악화하면 단기적인 경제 성장률 하락은 물론 경제의 추세적인 성장률을 악화시켜 잠재성장률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대외 지급준비 능력 부족으로 국가신뢰도를 낮출 뿐 아니라 긴급사태 대응력이 약화돼 경제의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등 리스크를 유발한다.

물론, 외환보유액 축소가 당장 우리 경제에 큰 위협이 되진 않을 것이다. 기존 IMF 권고 기준 1500억달러(약 182조8500억원) 내외, 기도티-그린스펀룰(Guidotti–Greenspan rule, 1999) 기준 4500억달러(약 548조5500억원)내외가 한국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4615억달러(약 562조5600억원)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의 실제 외환보유액이 있다. 또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스위스 등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국이다.

다만, 주요 국제기관들이 권고하는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이 점차 상향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냥 안심하고만 있을 상황은 분명 아니다. IMF가 내놓은 새로운 권고에 따르면 6800억달러(약 828조9200억원) 내외, BIS(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9000억달러(약 1097조1000억원)가 우리나라 적정 외환보유액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외환보유액을 더 쌓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군다나 최근 대외 환경도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인식을 달리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역사적 고점을 갱신하면서 통화긴축으로의 선회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국내 주식시장이나 원화 환율의 변동성도 그만큼 확대됐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위협이 새로운 상시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단기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지만, 일각에서 제기된 확전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로 인한 장기적 타격은 상상 이상일 것이다.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매우 강해졌다는 대내외적인 평가가 일반적이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코로나19 등과 같은 수차례 위기를 거치면서 이런 평가가 과장이 아님을 충분히 입증했다. 하지만, 이유가 어떻든 여전히 국내 금융 및 외환 시장은 대외 충격에 취약하고,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것도 사실이다. 무작정 외환보유액을 높이는 것은 무역마찰을 유발하거나 원고(高), 외국인 자금 유출 등과 같은 부작용도 동반하기 때문에 그다지 권장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 경제의 안전핀 역할을 할 수 있을 수준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

EDAILY 산업/통상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고유가·강달러 여파에 7월에도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실화 땐 금융위기 이후 첫 넉 달 연속 적자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8일 관세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이달 1~10일에도 55억달러(약 7조20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7월 무역적자가 유력하다. 월간 무역수지는 통상 하순으로 갈수록 적자 폭이 줄거나 흑자 전환하지만, 7월 초순 적자 폭이 워낙 크고 상황도 나빠 월 전체로도 적자 가능성이 크다. 4~6월에 이어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이다. 4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이던 2008년 6~9월이 마지막이다.

가장 큰 부담은 고유가다. 7월 들어 국제유가 오름세가 주춤하지만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고 있다. 천연가스나 석탄 등 다른 에너지원도 이에 비례해 큰 폭 오른 상황이다. 올 상반기 주요 에너지원 수입액은 879억달러(원유 499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분의 1까지 늘었다.

달러 강세도 우리 수출입 기업 전반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통상 원화 약세는 우리 수출기업의 수익성을 외환 사회 무역 높이는 호재로 인식해왔으나 에너지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 비용이 급격히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달러로 집계하는 무역수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치상으론 적자를 키우는 건 아니지만, 수출입 기업의 원화 환산 수익성을 떨어뜨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하면 우리나라 수출액은 0.03% 증가하는 반면 수입액은 3.6% 늘어나며 무역수지 적자를 키우는 효과가 있다.

무역업계는 현 달러 강세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이어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유례없는 소비자물가 상승 여파로 7월 기준금리를 사상 최초로 한번에 1%포인트(p) 이상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를 감수한 초강수다. 한국은행도 지난 13일 우리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0%p 올렸었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역대급 무역적자를 기록할 수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5월 말 고유가 상황을 전제로 올해 연간 무역적자가 158억달러에 이르리라 전망했다. 2008년 연간 무역적자 133억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글로벌 경기침체 땐 외환위기 직전인 1996년의 역대 최대 무역적자(206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미 올 상반기 103억달러의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13일 관련 보고서(도원빈·강내영)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가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변동 폭을 키우면서 무역적자 확대 등 우리 경제에 부정적 압력을 주고 있다”며 “원자재·환율은 내년 초 하락을 예상하지만 물가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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